공급 변수 '공사비'…서울시, 깜깜이 증액 차단

입력 2024-01-03 17:53   수정 2024-04-02 17:11

조합과 시공사 간 공사비 문제가 올해 수도권 공급 물량을 결정지을 최대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당장 새해 첫날인 지난 1일 서울 은평구 대규모 재개발 사업지인 대조1구역이 공사비를 납부하지 못해 전면 중단된 데 이어 곳곳에서 분쟁 및 갈등이 잇따르고 있다. 서울시는 한국부동산원이 전담해 오던 공사비 검증을 올해부터 서울주택도시공사(SH공사)로 확대하고 깜깜이 증액을 차단하는 제도를 신설해 문제를 조기 봉합하겠다는 계획이다.

22% 삭감 조정했지만…“실효성 미미”
3일 부동산원과 국토교통부 등에 따르면 지난해 전국에서 정비사업 공사비 검증을 요청한 단지는 총 30곳으로 집계됐다. 제도가 시행된 2019년 2건에서 2020년 13건, 2021년 22건에 이어 2022년 32건 등으로 늘어나는 추세다.

검증이 끝난 28건(2건은 검증 진행 중)을 조사한 결과, 검증 대상 금액 2조6541억원 중 감액 필요 금액은 5822억원으로 제시됐다. 사업장당 기존 증액 사업비에서 평균 21.9% 감액이 필요하다고 결론이 나온 것이다. 서울에서만 강동구 둔촌주공(올림픽파크 포레온), 서초구 신반포4지구(메이플자이) 등이 검증을 통해 증액된 공사비를 재조정했다.

그러나 조합원은 검증이 강제성이 없는 데다 범위도 ‘직접공사비’만 해당해 한계가 있다고 주장했다. 둔촌주공의 경우 조합이 검증을 청구한 증액 공사비는 1조1385억원이다. 하지만 부동산원은 실제 착공 전 물가상승률, 공사 중단에 따른 손실액, 조합 요청에 따라 추가로 공사한 내용 등 직접공사비 1630억원을 검증해 지난해 6월 377억원을 감액하라고 결론 내렸다. 작년 12월 말 12% 감액으로 최종 합의됐다.

신반포4지구 역시 시공사가 추가로 요구한 5000억원 중 3180억원만 검증됐다. 업계에선 물가 변동에 따른 계약 금액 조정(ESC) 부분과 금융비용 등 1800억원에 대해서는 검증하지 않아 시공사와 조합 간 갈등의 불씨가 여전히 남아 있다고 우려한다.

공사비 분쟁이 커지는 사업장도 적지 않다. 송파구 신천동 ‘잠실 진주아파트’ 재건축 조합은 지난달 26일 열린 임시총회에 3.3㎡당 공사비를 660만원에서 889만원으로 35% 인상하는 안건을 올렸다. 조합원 과반수 반대로 부결됐다. 공사가 전면 중단된 은평구 대조1구역은 약 1년간 조합 내분, 건축비 상승 등이 겹치며 공사비 1800억원을 받지 못한 현대건설이 초강수를 둔 것이다.
SH공사, 공사비 갈등 구원투수 될까
정비사업 공사비는 최근 3.3㎡당 1000만원을 넘어서는 등 상승곡선을 그리고 있다. 지난해 말 시공사를 선정한 서울 여의도 공작 아파트의 3.3㎡당 공사비는 1070만원, 부산 촉진2-1구역 재개발은 980만원으로 책정됐다. 국토부에 따르면 올해 건설공사비는 지난해(3.73%)의 두 배인 약 7.3% 오를 것으로 추산됐다.

공사비 분쟁으로 사업 지연이 잇따르면서 서울시도 팔을 걷어붙였다. SH공사는 지난해 9월 관련 태스크포스(TF)를 신설한 데 이어 올해 상반기 공사비 검증 업무에 본격 착수한다는 방침이다. 다음달 초 시범 사업을 할 계획이다. SH공사 관계자는 “공사비 검증은 도시정비법에 따른 절차이기 때문에 검증영역 확대와 강제력 확보 등은 한계가 있다”며 “시범 사업을 진행하면서 문제점을 파악해 개선 방안을 찾고 법 개정도 적극 건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시는 시공사 선정기준을 강화해 애초에 공사비를 깜깜이 증액할 수 있는 가능성 자체를 차단하기로 했다. 지난해 9월 내놓은 ‘서울시 공공지원 정비사업 시공사 선정기준’ 개정안에 따르면 시는 사업시행계획 인가 시점에서 공사비 검증을 하도록 의무화했다. 달라진 기준으로 1년 내 시공사 선정이 가능한 재개발·재건축 사업지는 80개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된다.

이유정 기자 yjl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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